다이어트 보조제 시장에서 파라다이스 그레인이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서아프리카 생강과 식물의 씨앗에서 얻는 원료로, 갈색지방의 열 발생을 높여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습니다.
국내에서도 정제나 분말, 스틱 형태 제품이 등장하면서 ‘지방을 태우는 원료’라는 설명이 붙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광고보다 연구 결과 자체를 중심으로 어디까지 확인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갈색지방부터
지방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빼고 싶어 하는 뱃살은 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이고, 갈색지방은 반대로 에너지를 열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몸 안에 있는 작은 난로에 가깝습니다.
파라다이스 그레인에는 6-파라돌, 6-진저롤, 6-쇼가올 같은 매운맛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6-파라돌이 갈색지방 활성과 관련된 주요 성분으로 연구돼 왔습니다.
쥐 실험 1편
2011년 동물실험에서는 파라다이스 그레인 추출물과 6-파라돌을 투여한 뒤 갈색지방으로 이어지는 신경 활동을 측정했습니다.
투여량이 늘어날수록 신경 신호가 증가했고, 반응은 약 3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갈색지방 조직의 온도 역시 상승했습니다.
반복해서 투여했을 때 반응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다만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결과를 사람의 체지방 감소로 바로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작용 가능성을 처음 확인한 연구 정도로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사람 연구 2편
2013년 연구에서는 남성 19명에게 추출물 40mg을 한 번 섭취하게 한 뒤 추운 환경에서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참가자 모두에게 같은 반응이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갈색지방 활성이 높았던 12명에서는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지만, 활성이 낮은 사람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014년에는 비만하지 않은 젊은 여성 19명이 하루 30mg을 4주간 섭취했습니다. 그 결과 배꼽 높이에서 측정한 내장지방은 감소했지만, 피하지방과 전체 지방량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연구 | 섭취량 | 관찰 결과 |
|---|---|---|
| 2011 동물실험 | 용량별 투여 | 갈색지방 신경활동·온도 증가 |
| 2013 남성 19명 | 40mg 1회 | 일부에서 에너지 소비 증가 |
| 2014 여성 19명 | 30mg 4주 | 내장지방 감소 |
내장지방만 감소?
‘4주 동안 하루 30mg을 먹었더니 내장지방이 줄었다’는 문장만 보면 상당한 감량 효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전체 체지방이나 피하지방이 함께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특정 부위에서 측정한 내장지방 변화가 관찰됐다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됐지만, 현재까지 나온 연구 대부분은 참가자 수가 적고 기간도 짧습니다. 장기간 섭취했을 때 같은 변화가 이어지는지도 아직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기대할까
연구에서 사용된 양은 하루 약 30~40mg 수준입니다. 시중 제품도 비슷한 범위를 내세우는 경우가 있지만, 제품마다 추출 방식과 원료 규격이 달라 숫자만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연구만 놓고 보면 ‘먹으면 체중이 빠지는 성분’보다는 갈색지방 활성과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에 가깝습니다.
특히 갈색지방 활성이 낮았던 사람에게서는 변화가 크지 않았던 연구도 있기 때문에 개인차 역시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기대치는 이 정도
파라다이스 그레인을 식단이나 운동 대신 체지방을 줄여주는 수단으로 보는 것은 아직 이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갈색지방 활성, 에너지 소비 증가, 일부 내장지방 감소 가능성이 관찰됐지만 체중이나 전체 체지방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할 정도의 근거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관심이 있다면 ‘얼마나 빠질까’보다 어떤 연구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기준으로 보는 편이 좋습니다. 보조적인 선택지 정도로 접근하면 현재 근거 수준과도 가장 잘 맞습니다.


